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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포장비와 마켓컬리 포장비, 뭐가 다른가

  • Issue Commentary
  • 2022-08-31 10:22
  • (코리아모니터 김수헌 기자)

농심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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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이 오는 9월16일부터 라면과 스낵 가격을 올린다고 최근 발표하였습니다. 원재료인 소맥분(밀가루)과 팜유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원가부담이 커졌다는 게 이유죠.

지인이 저에게 물었습니다. “농심이 원재료 말고도 포장재 가격 상승 부담도 커졌다고 이야기하는데, 회사 재무제표 주석을 찾아보니 포장비는 얼마 되지도 않는다”는 겁니다.

농심의 포장재라고 하면 라면과 스낵 포장지, 사발면 용기, 생수 용기 같은 것들입니다. 저는 지인이 어디에서 포장비 금액을 찾아봤는지 금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농심의 '판매비 및 관리비(판관비)' 항목을 살펴봤을 겁니다. ‘22년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주석에 나타난 판관비 총액은 3794억원입니다. 이 가운데 ‘포장비’는 10억원에 불과합니다. 농심의 제품 포장에 들어간 비용이 정말 10억원이 맞을까요?

<농심 '22년 반기 연결재무제표 주석 판관비(요약편집), 단위 천원>
급여
81,398,586
감가상각비
21,565,896
지급수수료
16,113,345
광고선전비
66,893,537
운송보관료
77,042,236
포장비
1,061,025
용역비
46,324,241
합계
379,427,768


농심 같은 식품제조기업의 판관비 내 포장비와 마켓컬리 같은 직매입 유통 플랫폼의 판관비 내 포장비 금액의 차이를 알아야 합니다.

제조업체가 제품을 포장할 때 포장재를 사용하죠. 이 포장재는 제조업체의 제조원가가 됩니다. 제조원가 중에서도 재료원가로 분류됩니다. 밀가루나 팜유 등은 원재료가 될 것이고, 포장재는 부재료가 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제조원가는 제품이 판매될 때 매출원가가 되죠.

즉 농심이 공시한 재무제표 손익계산서의 매출원가에 포장재 비용이 포함되는 것입니다. 농심의 ‘22년 상반기 매출원가 1조745억원 중 일부가 포장재 비용입니다. 농심의 포장재 비용은 판관비로 가지 않습니다.

농심, '22년 상반기 연결손익계산서 단위:천원
매출액
1,492,468,316,852
매출원가
1,074,465,044,676
매출총이익
418,003,272,176
판매비와관리비
379,427,767,547
영업이익
38,575,504,629

제가 제조원가 가운데 재료원가의 비중, 그리고 재료원가 중 밀가루나 팜유의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아주 러프하게 추정해 본 결과 연간 농심의 포장재 비용은 적어도 2000억원은 넘을 것 같습니다. 이 정도 금액이라면 포장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을 느낄만한 것 같습니다.

최근 1년새 석유화학류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포장재 가격도 꽤 상승하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럼 농심의 판관비 내 포장비는 무엇일까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만, 제품 운송과 관리과정에서 발생하는 포장비용인 것 같습니다. 제품 제조단계에서 발생하는 포장재 비용은 아니라는 거죠.

제가 이 같은 내용을 SNS에 올렸더니 어떤 분이 저에게 조언을 해 주었습니다. 농심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포장재 매입에 쓴 금액이 나와있다는 겁니다. 반기보고서 ‘사업의 내용’에서 ‘원재료 및 생산설비’항목을 봤더니 숫자가 있었습니다.

농심, '22년 상반기 재료 매입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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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상반기 재료 매입액은 총 7952억원입니다. 원재료 매입에 4864억원을 지출하였고, 포장재 등 부재료에 2137억원을 사용하였습니다. 포장재를 구매하는 데 이 금액을 사용하였다는 것이고, 실제 상반기 제조에 포장재가 얼마나 투입되었고, 아울러 매출원가에 얼마나 반영되었는지는 추가자료가 없어 정확하게 알기 어렵습니다. 여하튼 연간 수천억원이 포장재 구매에 투입되는 것은 확실합니다.

포장재와 관련하여 농심은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농심 포장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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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같은 유통플랫폼은 신선식품류를 제조업체로부터 직매입합니다. 그리고 고객이 주문하면 마켓걸리가 자체적으로 따로 포장하여 배송합니다.

이 때 포장재에 들어가는 비용은 제조단계의 비용이 아니라 판매과정의 비용이기 때문에 판관비로 분류합니다. 포장비용이 매출원가에 들어가건 판관비에 들어가건 어차피 ‘영업비용’이며, 영업이익 산출에 영향을 주는 것은 매한가지 이긴 합니다.

그렇지만 마켓컬리의 포장비는 공시된 재무제표의 주석 ‘판관비’ 항목에서 정확한 금액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연간 포장재에 들어가는 비용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포장비가 판관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지 않습니다.

‘21년 연간 마켓컬리 전체 판관비는 5112억원입니다. 이 가운데 678억원이 포장비입니다. 판관비 내 개별항목 가운데 급여와 지급수수료 다음으로 포장비 금액이 가장 많습니다. 총판관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3%에 이르네요.

마켓컬리, '21년 판관비 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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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하면, 제조업체의 경우 포장비를 판관비 항목에서 찾은 금액으로 판단하는 오류에 빠진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