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Monitor

인삼공사 '인적분할' 요구? 현물배당입니다

  • Issue Commentary
  • 2022-11-05 20:39
  • (코리아모니터 김수헌 기자)

KT&G

이미지 확대보기
1.
싱가포르 행동주의펀드 플래시라이트캐피털파트너스(FCP)가 KT&G에게 한국인삼공사 인적분할을 요구했다는 보도들이 최근 쏟아졌죠. KT&G는 이에 대해 김앤장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하여 대응책을 마련하는 한편, 3500억 규모 자기주식(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증액 계획을 밝히고 있습니다.

인삼공사 인적분할 주주제안 관련 기사

이미지 확대보기

2.
이와 관련하여 오해 소지가 있는 내용을 좀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FCP가 인삼공사를 '인적분할'하라고 요구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상법에서 말하는 분할은 쉽게 말하면 회사의 사업부문을 떼내 별도 회사를 신설하는 것입니다. 사업부문의 자산과 부채를 이전받는 신설 회사가 주식을 발행하여 기존 회사에게 모두 배정하면, 기존 회사와 신설 회사는 100% 모자(母子)회사 관계가 되죠. 이런 분할을 '물적분할'이라고 합니다.

신설 회사가 발행주식을 기존 회사 주주에게 지분율대로 배정하면, 주주들은 기존 회사와 신설 회사 지분을 모두 가지게 됩니다. 이런 분할을 '인적분할'이라고 하죠.

우리나라 상법의 분할은 이처럼 어떤 분할이든 회사 내 사업부문을 떼내 신설 법인화하는 것입니다.

인삼공사는 KT&G의 100% 자회사입니다. 이미 별도 법인 형태로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인삼공사를 인적분할한다고 말하면 사실은 틀린 것이 됩니다.

3.
FCP 등이 요구하는 것은 미국식의 스핀오프(spin off)일 것입니다. 미국의 스핀오프는 모회사가 자회사 주식을 주주에게 비례적으로 배당하는 것을 말합니다.

동국대 경영학과 오종문 교수에 따르면 배당하는 주식은 모회사가 현물출자로 신설하는 자회사 주식일 수도 있고, 이미 존재하는 자회사 주식일 수도 있습니다.

FCP 등은 KT&G가 인삼공사 주식을 KT&G의 주주들에게 지분율대로 비례배분한 뒤 상장을 추진하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스핀오프 방식으로 상장하라는 것이죠.

만약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나라 법상으로 KT&G는 분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회사 주식을 현물배당을 하는 것이 됩니다.

일부 매체는 "FCP 등이 인삼공사 분리를 요구하고 있다"는 표현하는데, 인적분할보다는 분리요구가 사실에 더 부합하는 편입니다.

4.
우리나라 세법상 분할의 경우 '적격분할'에 해당하면 과세가 이연됩니다. 현재로선 가능성이 높아보이진 않습니다만, 만약 KT&G가 인삼공사를 주주들에게 현물배당하면 세금은 어떻게 될까요?

동국대 오 교수는 "우리 세법은 인삼공사 같은 기존 자회사 주식의 현물배당에 대한 과세이연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며 "따라서 KT&G가 인삼공사 주식을 주주에게 배분할 경우 KT&G는 인삼공사 시가와 장부가 차이에 대해 법인세를 내야하고, 주주들은 인삼공사 주식의 시가가 배당소득으로 과세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오 교수는 "다만 미국이나 일본에는 기존 자회사 주식 전부를 현물배당할 경우 과세이연제도가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세법 개정과 함께 추진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