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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 남매가 시도했던 '회사 바꿔치기 재무제표 세탁' 수법 분석

  • Issue Commentary
  • 2022-11-21 12:34
  • (코리아모니터 김수헌 기자)
1.
'21년 8월 발생한 모바일상품권 '머지포인트' 환불대란, 다들 기억하시죠?

'22년 10월10일 법원은 머지포인트 사태로 소비자와 가맹점에 1000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히고 회사 자금을 유용한 혐의(사기, 횡령 등)로 기소되었던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의 권남희 대표와 권보군 최고전략책임자(CSO)에게 각각 징역 4년과 8년형을 선고했습니다. 추징액은 60억원입니다.

횡령도 횡령이지만 판결 내용을 보면 이들 남매가 저지른 어처구니없는 행각 중 눈에 띄는 것이 있습니다. 이들은 합법적인 전자금융업체로 등록하기 위한 꼼수를 추진하는데요, ‘회사 바꿔치기를 통한 재무제표 세탁’입니다.

2.
권씨 남매가 애초 설립하여 운영한 회사 이름은 머지홀딩스였습니다. 가맹점에서 상품구매시 20% 할인혜택을 누릴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을 팔아 고객을 확보했죠.

머지홀딩스는 가맹점에는 정상가격대로 정산을 해줘야 합니다. 그러니 고객에게 할인해 준 차액 20%가 고스란히 회사 손실로 잡히는 구조였죠.

외부투자도 받지못한 머지플러스가 대규모 적자에도 회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돌려막기 구조 덕분이었습니다. 앞사람의 상품 구매대금을 뒷사람에게서 받은 돈으로 메워넣은 식이었죠. 쉽게 말하면 폰지구조입니다.

3.
'19년 머지홀딩스는 당기순손실을 내고 자본완전잠식 상태에 들어갑니다. '20년 들어서도 월별로 계속하여 손실액이 커져갔어요. 이 와중에 권씨 남매는 전자금융업 등록없이 사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 위법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전자금융업 등록을 하려면 자본구조가 건전해야 하고 부채비율도 낮아야 합니다. 머지홀딩스의 현재 자본구조로는 등록 요건을 충족시킬 수 없었죠. 그래서 이들은 기발한 꼼수를 추진합니다.

권씨 남매가 지배하고 있던 회사 가운데 부동산 임대업체로 등록한 머지오피스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로 하여금 전환사채(CB)를 발행하게 하죠. 그리고 이 전환사채를 머지홀딩스가 인수합니다. 머지홀딩스는 고객이 상품을 구매할 경우 대금 정산용으로 보관중이던 자금을 전환사채 대금지급에 유용합니다. 이게 '20년 중 일어난 일입니다.

머지오피스는 전환사채 발행대금을 권씨 남매에게 대여하죠. 남매는 이 자금을 출자하여 머지플러스라는 회사를 '20년 중 설립합니다. 머지플러스는 다음해인 '21년 초 머지홀딩스로부터 머지포인트 사업 일체를 양수합니다. 이제 머지포인트 사업은 머지홀딩스가 아니라 머지플러스가 하게 됩니다.

이렇게 머지포인트 사업을 품은 신규법인 머지플러스는 '20년말 기준의 재무제표를 활용하여 금융당국에 전자금융업 등록을 시도하죠.

권씨 남매의 회사 바꿔치기 재무제표 세탁 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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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래 그림에 있는 머지홀딩스 재무제표('19년,'20년)를 한번 봅시다. '20년 중에도 적자가 계속 누적되어 연말 결산으로 25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죠. 누적결손금은 321억원이고, 자본총계는 -318억원입니다.

머지홀딩스 '19년, '20년 재무제표 (단위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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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머지플러스는 '20년 중에 출자를 받아 신규설립되었죠. 머지포인트 영업을 양수받기 전인 2020년 말 기준의 자본과 재무구조는 양호합니다.

물론 머지플러스도 머지포인트 사업을 양수한 지 6개월만인 '21년 상반기 말에는 340억의 당기순손실을 내 자본완전잠식(자본총계 297억원)에 빠지죠. 하지만 금융당국에 전자금융업 등록을 시도하면서 들이댄 것은 '20년 말 기준의 양호한 재무제표입니다.

5.
금융당국은 머지플러스가 계열회사인 머지홀딩스로부터 사업을 양도받은 것을 파악하고, 머지홀딩스 및 머지오피스 등의 재무제표 제출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나 권씨 남매는 이를 회피하였죠.

새로 만든 회사를 활용하여 재무제표를 세탁하고, 전자금융업 등록을 추진했던 권씨 남매의 꼼수는 결국 실패하고 환불대란으로 이어집니다.

아래 그림은 머지플러스의 '21년 상반기 재무제표입니다. 영업권 자산으로 318억원이 잡혀있죠?

머지플러스 '21년 상반기 재무제표 (단위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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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초 사업 양수도 시점으로 돌아가 봅시다.
'20년 결산 뒤의 머지홀딩스 자본(순자산)은 -318억원입니다. 순자산이 플러스가 아니라 무려 마이너스 318억원이 되는 회사의 유일한 사업을 머지플러스가 1000원을 지급하고 양도받았습니다.

그러니 머지플러스가 318억원의 웃돈을 지급한 셈이 되었죠. 그리고 이 웃돈을 머지플러스가 영업권자산으로 반영한 것으로 보면 됩니다.

결손금 때문에 자본이 마이너스가 된 회사를 돈을 주고 인수하였으니, 결손금이 결국은 영업권 자산으로 전환되는 효과가 발생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6.
한편으로, 권씨 남매는 머지홀딩스로부터 빼낸 자금으로 '21년초 머지플러스의 유상증자(30억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기업가치 1450억원을 인정받았다며 대외에 알리는 등 시장을 속이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1심 재판부가 밝힌 권씨 남매의 회사자금 횡령액은 총 67억원에 이릅니다. 가족 신용카드 대금 결제, 람보르기니 등 고급 외제차 리스료, 가족 생활비, 지인 생활비, 주식투자금, 교회 기부금 및 목사 대여금 등으로 회사 자금을 유용한 것입니다.